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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비프 한 달 일한 후기 🐂 본문
하비비프에서 일한지 벌써 한 달 정도가 되었다.
따라서 일 한 후기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하비비프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안돼서 사진이 없다 😭

하비비프에서 일한지 벌써 한 달 가량이 되었다. 번버리로 내려가야지한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진짜 빨리 흘러가는거 같다.
인덕션을 받을 당시 '자기가 일을 못할 사정이 있거나 지각할꺼 같을 경우에 근무시간 시작전에 시큐리티에 전화를해서 사정을 이야기하면 괜찮다.' 라고 교육받은 내용이 있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일하고 난 다음날 진짜 도무지 가기 싫어서 별의별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씻고 나면 괜찮겠지.' 싶어서 일단 씻었고 그래도 별반 다른게 없어서 '일단 가고 나면 괜찮을꺼야.' 로 마음을 추스리면서 출근했다.
그렇게 가는 내내 머릿속에 잡생각으로 가득했고 결국 도착했다. 도착했는데도 진짜 너무 일하기 싫어서 '옷 갈아입으면 괜찮을꺼야.' 로 마음을 다스리고 옷까지 갈아입었다. 그랬는데도 진짜 너무 날이 아니어서 '안에 슈퍼바이저가 있으면 말하고 그냥 집에 가자.' 라고 마음을 다짐했는데 진짜로 안에 슈퍼바이저가 있었고 (처음엔 엄청 일찍 출근해서 보닝룸 안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바로가서 '나 오늘 상태가 안좋아서 일 못할꺼 같다.' 라고 말하니까 슈퍼바이저가 너 차 운전해서 왔냐고 물어본 후 그렇다고 하니까 그럼 시큐리티한테 가서 말 하고 가라고 해서 곧장 나와서 시큐리티한테 사정을 말한 후 집으로와서 바로 옷을 갈아입고 잠을 잤다.
왜 가기 싫었냐면 안그래도 내성적인 성격인데다가 영어도 잘 못하고 딱히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내가 일을 잘 하는것도 아니고 매번 쉬고 온 다음에 뭐 해야되는지 물어보고 그러는 과정이 나한테는 엄청 스트레스고 힘들었다. 그리고 아는게 없는데 뭐좀 갖다달라고 말해주는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어서 대충 유추해서 말하면 진짜 너무 고맙게도 이건거 같은데하고 추측해서 주시고 만약에 아니면 다시 와서 받아가~ 라고 친절하게 해주셔서 고비를 넘긴적이(?) 몇번 있었다.
그래서 주4일을 일해야되는데 2주동안은 주3일정도밖에 일을 안했다. (1번씩은 아프다고 시큐리티에 얘기해서 빠졌다.)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고 있을 때, 최근 하비비프 게시글에 하비비프에 일하게 되었다고 혹시 오일쉐어를 해주실 수 있냐는 댓글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래서 답글로 오스트랄린드나 이튼 근처시면 가능할꺼 같다고 하셨고 만약에 이사를 오시게 된다면 연락을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한 며칠 잊고 살았는데 댓글 작성한 후 2일정도? 지난 후에 퍼스에 도착하셨다며 오일쉐어 가능하시냐고 다시 물어보셨다. 그래서 당연히 가능하다고 말씀드리고 집 주소를 받고 다음날에 태우러 가겠다고 약속을 드렸다. 이때까지 퍼스에 도착하셨다는 말이 약간 이상(?)했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넘어갔다. 그리고 첫 만남을 오일쉐어 첫날에 가지게 되었는데 뭔가 되게 어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붙임성이 되게 좋으셔서 첫 날 부터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출근을 했다.
지금까지 오일쉐어로 같이 다니고 있는데 두 분은 브리즈번에서 워홀을 시작하셨고, 세컨을 따려고 여러군데 오퍼를 넣었는데 제일 멀게 있던 하비비프에서만 연락이 왔다고 하셨다. 그래서 댓글을 달 때 퍼스에 도착했다고 달아주셨던 거였다. 그리고는 요즘 동부쪽에서는 세컨따기위한 잡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말씀해주셨고, 최근에는 지인분도 결국에 못구해서 퍼스로 넘어와야되는지 고민하고 계신다고 하신다고 덧붙이셨다.
확실히 코로나가 끝나고 난 뒤에 엄청 많이 유입이 된거 같고, 나도 쫌만 늦게 구할려고 했으면 아직까지도 못 구했을지도 모른다. 아무쪼록 보닝룸 같은 파트에서 한국분 2명과 같이 일하게 되었고, 두 분을 태워가야된다는 책임감에 오일쉐어를 시작한 뒤로는 빠지지않고 꼬박꼬박 잘 가고 있다. 매일 새벽에 아무것도 없을 때 적적하게 가고, 퇴근때도 적적하게 왔었는데 떠들석하게 출퇴근을 하고 일에 대해서 담소를 나눌 수 있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예전보다 좋은 거 같다.
그렇게 매일 일을 나가니 일이 예전보다 쫌 익숙해지고 할 줄 아는 일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저 사람과 얘기를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데 내 이름을 부르는거 보면 뭔가 쫌 신기했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았는지 그것도 궁금하다 ㅋㅋ
현재까지 보닝룸에서 작업해본 목록은 다음과 같다.
- Liner carton (박스에 비닐씌우기)
- 난이도: 중
- 설명: 고기들을 담을 박스에 비닐을 씌워서 작업자들에게 제공해준다. 처음일하게 되면 하는 작업중에 하나로 혼자서하면 미친듯이 만들어야돼서 쫌 힘든데, 둘이서 하면 쫌 수월하다. 하지만 베테랑들을 혼자서도 쫌 잘 하는 편이다. 가끔 비닐의 종류를 여러개 해야될 때가 있는데 이때 쫌 빡친다. 비닐 종류는 40, 60, 90 Liner 이렇게 부르는데 40은 완전 흔히아는 비닐봉지 느낌, 60은 쫌 두터운 비닐, 90은 완전 두꺼운 비닐이다.
- Bones (뼈에 붙은 고기 분류해서 박스에 담기)
- 난이도: 처음엔 중, 나중엔 하~중
- 설명: 레일에 박스에 담아져서 뼈고기가 종류별로 오는데 모양 자체가 완벽하게 달라서 구별하는덴 문제가 안되고 작업하는거 중에는 그나마 쉬운편. 하지만 가끔 물밀듯이 몰려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쫌 빡침.
- VS95 (진공포장)
- 난이도: 하
- 설명: 비닐에 포장된 고기들을 진공포장기에 들어가기전에 입구 부분을 포장이 잘 될 수 있도록 빳빳하게 잘 펴서 놓으면 진공포장기에 자동으로 들어가서 포장이된다. 하지만 Repack 하시는 분들이 엄청 많이 재포장 하는 모습을 보면 쪼금 미안한 감정이 든다 ㅎㅎ. 하지만 요즘 기계가 이상해서 잘 포장이 안됨.
- Repack (진공포장이 잘 안된 고기들 뜯고 다시 포장해서 진공포장 보내기)
- 난이도: 하~중
- 설명: 포장만 하는건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중 난이도도 있는 이유는 고기별로 포장지가 다 다르고 가끔은 라벨도 넣어줘야하는 까다로운 조건들이 있는데 뉴비로서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몰라서 멀뚱멀뚱 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비닐좀 달라고 부탁해야되는데 내향인인 나한텐...이게 제일 스트레스였다.
- FLM, ISK + Bagging (레일에 고기가 쭉 흘러가면 비닐에 포장해서 다른 레일에 보내기)
- 난이도: 상
- 설명: 레일에 고기가 오는걸 내 공간이 넘어가기전에 포장해야하는데 덩어리가 큰건 무겁긴하지만 엄청 어렵진 않다. 하지만 자잘하게 뭉쳐서 오는건 시행착오가 쫌 있어서 한번에 담기가 힘들다. 그리고 물밀듯이 계속 2시간내내 해야되기 때문에 거의 크로스핏 하는 기분이다. 진짜 개인적으로 여태까지 일 한 것 중에서 제일 힘들었다.
- Shin (레일에 고기가 오면 자기파트 고기를 구별해서 박스에 담기)
- 난이도: 중
- 설명: 딱 1번 해본 작업으로 내 고기 구별하는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혼자서 작업해본적이 없어서 중으로 배정함. 만약 고기를 실수로 놓쳐도 다른 파트에서 또 걸러서 주기 때문에 엄청 압박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최대한 내 선에서 끝내는게 좋다. 왜냐하면 다른 파트도 똑같이 바쁘기 때문이다.
- 65? 로 추정되는 작업 (지방이 많은 고기만을 선별해서 박스에 담기)
- 난이도: 중 ~ 중상
- 설명: 레일을 타고 오는 작은 고기들중에서 지방이 많은 고기들만을 선별해서 박스에 담는 작업이다. 고기들이 아름답게 잘 주워가세요 하고 오는게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살펴보고 하나씩 손가락으로 담는게 아니고 팔뚝으로 쓸어 담아야된다. 그 와중에 박스를 보내는 레일이 꽉차서 박스를 못보내거나 박스가 부족할 경우 진짜 멘붕올 정도로 고기들을 어찌저찌 품에 안고 있든 레일에 못가게 막든 해서 붙잡고 있어야 된다. 그런점들을 미뤄봤을 때 중상까지도 갈 수 있는데 할만한 작업이다.
- Soup Bones 담기
- 난이도: 최하
- 설명: 칠러분들이 레일에 걸린 소들 자르는 곳에 가서 Soup Bone 들을 작은 비닐백에 어떤건 4조각, 어떤건 6조각씩해서 Top (바스켓을 Top 이라고 부름)에 8봉지씩 담아서 레일에 보내고 벽에 칠해진 개수 세는 보드마카를 지우면 된다. 진짜 너무너무 편한 작업이라 가끔 그쪽으로 가게되면 주변분들이 따봉을 보내준다. (그정도로 꿀파트이다.) 다만 쫌 지루해서 시간이 안갈수도 있음. 그리고 작업이 얼추 끝난거 같으면 다시 돌아오면 된다.
이정도 작업해본거 같다. 일 시키는것도 슈퍼바이저마다 달라서 새로운 것을 많이 시켜주는 슈퍼바이저도 있고 똑같은거만 시키는 슈퍼바이저도 있다. 대체로는 똑같은거만 계속 시키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일하는 타임을 Lab이라고 표현하는데 하루에 총 5Lab까지 있고 Lab당은 2시간씩 일하고 Lab과 Lab 사이에는 점심시간은 25분, 보통은 15분간의 휴식시간이 존재한다. 그래서인지 어 이러다가 죽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 쉬는시간이라고 슈퍼바이저들이 외쳐준다. 그러면 그 때 나가서 쉬고 돌아오면 된다.
그리고 잘 몰랐는데 원래 근무시간이 5시 5분 ~ 15시 35분까지인데 보통 4시근처에 끝이난다. 따라서 나는 그냥 나머지 30분은 그냥그냥 넘어가는건줄 알았는데 페이슬립을 보니 다 쳐주는걸로 확인을 했다. 하도 퍼스에서 그냥저냥 넘어가는게 습관이 되어있어서 여기도 그냥저냥 넘어가는줄 알았다 ㅋㅋ 그리고 토요일 포함해서 주4일을 일하는거고 토요일엔 당연히 시급을 더 준다. 요즘 토요일마다 1시간씩 오버타임을 강제로 하고 있는데 주급이 꽤나 짭짭하게 들어온다.
그리고 매번 도시락을 싸가는게 쫌 귀찮긴한데 정 귀찮으면 안에 있는 식당에서 사먹어보기도 했는데 나쁘지 않은 가격과 맛이어서 너무 귀찮을 경우는 사먹는 옵션도 나쁘진 않을꺼 같다. 첫 주에는 토스트를 왕창 만들어나서 출근할 때 마다 하나씩 꺼내갔고, 두번째 주는 마파두부를 왕창 만들어서 미리 담아서 가방에 넣어놨다가 가서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었었다.

하비비프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건 대략적으로 말한거 같고, 번외로 Q-fever 주사를 맞고 나서 맞은 부위가 왜이렇게 아픈지 거울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되었다.

이때는 아픔이 쫌 가시고나서 보게된거였는데 맞고 이틀정도는 스치기만해도 아파서 잠 잘 때 쪼금 불편했었다.
아무튼 2일간의 데이오프를 마치고 내일부터 또 3일간 출근해야되는데 막막하다 또 ㅋㅋ 사실 일 하는게 좋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니... 어김없이 3시 45분에 일어나서 30분간 차를 타고 가서 9시간 30분동안 일하고 집에와서 저녁먹고 씻고 2시간 개인정비 후 취침을 반복하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너무 의식의 흐름으로 써서 이상한거 같지만 이만 총총~
네이버블로그에서 이전된 글입니다.
작성일: 2023. 10. 1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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